오늘은 정말 날씨가 청명합니다..

원장님.. 법사님..

두분 정말 정말 수고 많이 하였습니다..

태풍이 비껴나가 정말 다행입니다..

전화 드리지 못해.. 가까이에서 도와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대신 오곡도가 지척인 미륵산에 올라가..
두분께 일배하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김사업 님이 작성한 원본 ----------

오곡도에서는
꼬박 사흘에 걸쳐 ‘나비’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법당 지붕을 동아줄로 다섯 방향으로 묶고,
땔감이라든가 날아갈 만한 것은 모두 모아서
로프나 철사줄로 동여매었습니다.

거름장도 가빠로 덮은 다음 주위를 무거운 돌로 괴어놓았고,
옥외 아궁이위의 솥도 나무 뭉치와 돌로 단단히
눌러 놓았습니다.

우물의 물도 미리 많이 빼놓고
배수에 문제없도록 하수 사정도 꼼꼼히 챙겼습니다.

고추와 콩, 토마토 등
농작물도 미리 거두어야 할 것은 거뒀습니다.

원장님과 저, 두 사람이 아침부터 해 질 때까지 사흘을 했었는데,
처음 해보는 일도 많았지만 머리를 써가며 해나갔습니다.

오곡도는 우리의 방일을 경책하는 죽비입니다.
오곡도는 우리를 늘 깨어있게 하면서,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음미하게 합니다.
오곡도는 살아있는 화두입니다.

나비가 일본 큐우슈우에 상륙하기 이틀 전부터
강풍이 수련원 맞은 편 대나무밭을 무섭게 휘몰아치더니
큐우슈우에 상륙하자 굵은 비까지 내렸습니다.

하지만, 어제 오후부터 강풍과 비가 멎었고
오늘은 소지도의 바위와 소나무가 보일 정도로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날씨입니다.

언제 비바람이 몰아쳤느냐는 듯이
오곡도 앞바다는 어제의 비바람에 연연해하지 않고
오늘은 너무도 맑고 밝고 고요합니다.
우리도 수행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면
이 바다처럼 과거의 미련과 얽매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겠지요.

여러분들께서 염려해주신 덕분으로
오곡도 수련원은 아무런 피해도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원 님이 작성한 원본 ----------


지난밤 궁금하든차 ...

오곡도 수련원이 무사한지가

매우 궁금합니다.

태풍준비에 바쁘신가 하고 전화도 못 올렸습니다.

부디 나비처럼 사푼히 내렸다 가시길... _()_ _()_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