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특별수련회 때 참석하지 못한 법우님들을 위해
미야모토 방장스님의 법문을 제가 기억하는 대로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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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련원에 여러분들의 한 일행으로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작년에 이 수련원에 잠시 들른 적이 있습니다.

수행도량은 시설과 설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분위기, 다시 말해 혼이 중요합니다.
수행 분위기는 자연적으로나 인공적으로는 만들기 어렵습니다.
수행을 해나면서 수행분위기는 형성되어 갑니다.
오곡도 수련원에 아주 힘 있고 청정한 수행의 혼이 흐른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수행하고자 6박7일 또는 2박3일의 시간을 낸 것은 아주 훌륭합니다.

수행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집을 나설 때 이미 수행은 시작됩니다.
일본 향악사의 집중 수행 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로지 수행에만 몰두하라는
말을 수행자들에게 항상 합니다.

좌선의 목적은 자기 속에 있는 참된 자기를 만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나이다"라고 자기 나름대로의 자기를 생각하시겠지만,
그것은 결코 참된 자기가 아닙니다.
참된 자기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본질이나 모습을 자기 나름대로 구축해놓고
스스로를 그속에 가두어놓고 살고 있습니다.
좌선은 이러한 거짓된 자신을 씻어내고
참된 자기를 발견할 수 있게 합니다.

좌선은 결코 쉽고 즐거운 것이 아닙니다.
왜 좌선이 어렵고 때로는 괴롭기까지 한 것일까요?
참된 자기 발견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자기를 없애야 하는데 그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잘못된 자기를 남이 없애줄 수는 없습니다. 스승은 길을 가르쳐 주고 인도해줄 수 있을 뿐입니다. 이 일은 바로 자기 자신이 해야 합니다.
죽비를 치는 이유도 좀 더 격려해주기 위함이며, 죽비도 도와줄 뿐입니다.

잘못된 자기를 없앤다는 것을 선가(禪家)에서는 '죽는다'라고도 표현합니다.
大死(크게 죽는다)라고 합니다.
왜 자기 자신을 없애야 할까요? 왜 자신을 죽여야 합니까?
자기 자신이 완전히 죽었을 때 새로운 자기 자신이 되살아나기 때문입니다.
참된 자기가 되살아나는 데는 차이가 많습니다. 1년만에 가능한 사람도 있고,
3년, 10년, 20년 등의 노력이 필요한 사람도 있습니다.
노력과 인연은 필요하며 노력과 인연이 맞으면 쉽게 할 수도 있습니다.
빨리 도달하려고 마음 조이는 것은 좋지 못합니다.

요즘은 머리로만 좌선을 이해하려는 사람이 많습니다.
책을 보거나 강의를 통해서 머리로 좌선을 이해한 다음, 한 일주일 정도 좌선을 실제로
해보고서는 "아! 좌선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다 알은 듯이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것은 굉장히 위험한 것입니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 몸을 통해서 알지 않으면 안 됩니다.
자기 자신이 없어지면 온 우주가 되어버립니다. 그만큼 커져 버립니다.
내가 있기 때문에 나와 너, 나와 바다, 나와 산 등이 구분되며
나는 아주 작은 존재로 되어버립니다.
내가 없어지면 대우주가 다 나입니다.
우주와 내가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선가(禪家)에서는 자타불이(自他不二), 자타일여(自他一如)라고 합니다.
그래서 불교는 평화의 종교입니다. 전쟁도 나와 너가 하나되지 않았을 때 생깁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온중생이 다 깨달았다 했습니다.
온중생과 하나되었기 때문에 석가모니의 깨달음은 온중생의 깨달음입니다.
이 도량에서도 대우주만큼이나 큰 참된 자기가 되살아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집중수행 시간표대로 잘 따라 했다고 해서 수행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잠자는 시간을 줄여서 좌선에 몰두해야 합니다.
향악사의 집중수행기간에는 하루 수행일과가 끝나 소등하게 되면 각자 흩어집니다.
마당이나 바위 등에서 자기가 스스로 납득할 때까지 시간, 아픔 다 잊어버리고 좌선합니다.
이번 수행기간 중에는 자지 않겠다고 큰 결심하고
이런 마음으로 임해야 성과가 있는 것 입니다.

힘의 근본은 믿음입니다.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첫째는 좌선에 대한 믿음입니다. 좌선이 참된 나를 발견하는 바른 길이라는 믿음을 말합니다.
둘째는 지도하시는 분에 대한 믿음입니다.
이곳에 모인 여러분은 7일간 굳은 결심으로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하는 동안 온 힘을 다해 좌선에 임하십시오.
그러면 돌아가실 때 굉장히 뿌듯함을 느끼실 겁니다.
마치 자신이 깨달은 것 같은 기분까지도 들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깨달음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뿌듯함이 다음 좌선에 임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 힘으로 좌선을 계속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직 좌선에만 몰두하여 좋은 성과가 있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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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7일간 수행하신 분들의 공통된 말씀이
방장스님의 일거수일투족 하나하나가 다 감동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루 두 차례씩 개별지도(독참) 하실 때에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혼신의 정열과 따뜻한 마음을 다 기울이셨고,
일흔을 넘긴 연세에도 손수 빨래하셨고, 청소하셨습니다.
가장 늦게 주무셨고 가장 일찍 일어나셨습니다.
생활 그 자체가 가르침이었고 법문이었습니다.
입으로만 하는 설법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저 역시 '진정한 수행은 피눈물나는 노력과 인내가 모여 꽃을 피울 때
수행의 향기가 주위에 넘치고 이 향기를 맡은 사람은 모두 감화를 받는 것'을 실감했으며
이 시대에 보기 드문 수행승의 참모습을 보았기에 큰 영광이었습니다.

장 원장님과 김 교수님, 그리고 정현자 법우님 정말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다음 만날 때 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