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째날. 수요일.
오후 2시. 집중이 되는건지 느낌이 다르다고 잠시 생각하고 있는 중. 이.윽.고.
헉.헉.
죽비를 들고 서 계신 원장님을 향해 손을 들었다.
'원장님, 숨이 안쉬어져요 ㅠ.ㅠ'
'숨이 안쉬어진다는 생각을 버려!'
이.럴.수.가. 그러자 숨이 바로 쉬어진다.
그리고는 잠시후.
갑.자.기 세상이 멎는 듯한 느낌. 이건 뭐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흐르더니
멈추어지질 않는다. 바닥을 긁는 죽비소리 후에도
다리가 아프지 않다...

다섯째날. 목요일. 그 이후.
이때부터의 좌선과 독참내용은 기술하지 않겠다.
다만, 삼일동안 줄창 울기만 했고, 심지어 교리시간에도 울었다.
내 무의식의 그것들 때문이기도 했고 때론 '무'가 그리워서
때론 괴로워서 때론 감동으로 울었던것 같다.

그러나 그때 그때 그 이유를 알지는 못했다.
내가 알아채기전 내 몸이 반응하고 있었으니까.

마지막날. 마지막 좌선시간까지.
원장님이 예상했던 시나리오가 완벽하게 끝났다. 이.럴.수.가.
이젠 내 스스로를 자유롭게 할 수 있을까.
'논리'가 아닌 다른 '그것'을 통해. (이하 주요대목 생략)

교리시간에서 나는 이론과 체험을 들었지만
김교수님의 '사무치는' '무'도 들었다.

'노승이 삼십년 전에, 참선하지 않았을 때~'로 시작하는
선시로 교리가 마무리 되었다.

마지막 글귀를 통해 나는
일주일의 여정과
새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궁금증과
앎(깨달음)에의 욕구... 많은 것들이 찬찬히 느껴졌다.

여기까지가 마무리.
그후로 나는 그.러.나.
불씨를 유지하고 못하고
원장님과 교수님의 예감을 적중시키며
세파에 찌들어 스트레스와 고민들속에서
다시 살고있다.

이제 이틀 후.
다시 오곡도로 향하는 길.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밀린 방학숙제를 마친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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