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하계 집중수련회 

사진과 평어

마지막 날 선방 앞에서

올해 오곡도의 여름은

비가 오지 않는 습하고 긴 장마로 시작해

폭염과 가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계 집중수련회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시설물과 제반 도구를 청결히 하고 주변을 정리하는 데

한 달의 정성을 쏟았습니다.

마지막 일주일은 유학을 앞둔 김종서 군이 동참해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하계집중수련회....

'있는 그대로'를 만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우리 마음은 자신의 느낌 등을 그냥 그대로 두지 않습니다.

자신의 생각으로 재단하고 조작합니다.

마음은 과거의 기억을 동원하고, 습득한 지식의 틀에 갇혀

'이렇게 해야 한다' 또는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등등

끊임없이 재잘거리며 이야기를 만듭니다.

마음이 이렇게 재잘거릴수록 '있는 그대로'는 보이지 않고

스스로 갈등의 늪으로 깊이 빠져들고 맙니다.

'있는 그대로'를 볼 때 진실이 보입니다.

화두는 '있는 그대로'를 보게 합니다.

1주일간의 집중수행이 희미한 추억이 되지 않도록

매일 좌선을 거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2017년 하계 집중수행의 모습을

오곡도 수련원 홈페이지의 <선방 사진첩>에 올렸습니다.

일과의 마지막 좌선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보았던

오곡도 밤하늘의 영롱한 별과 고요한 달...

그와 같은 수행자의 길을 함께 갈 수 있도록

서로 힘이 됩시다.

오스트리아와 독일 유학을 앞둔 구자경 군과 김종서 군이

유학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수련회에 참가했습니다.

특히 구자경 군은 수련회가 끝난 사흘 후에

오스트리아로 떠나게 되어 있던 바쁜 일정 속에 참가했습니다.

두 청년의 건승과 만사여의를 기원합니다.

폭염 속에 수고 많으셨습니다. 

평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