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임제종(간화선 수행 중심의 종파) 향악사(向嶽寺)의

미야모토(宮本) 방장스님께서 본 수련원에 친히 오셔서

9월 24일에서 30일까지 수련생들을 직접 지도하셨습니다.

선가(禪家)에 '즉신설법'(卽身說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입으로 법을 설하는 것이 아니라

온 몸으로 법을 설한다는 뜻입니다.

6박 7일 내내 방장스님은

온 몸으로 법을 설하셨습니다.

일흔이 넘은 연세에

가르치시겠다는 단 하나의 목적으로

이곳 통영 오곡도까지 오신 것부터 그랬습니다.

통영 사람  중에서도 와 본 사람이 드문 이곳까지

기차와 비행기, 그리고 자동차와 배를 갈아타시며

하루만에 오셨습니다.

일본에서 이미 그 명성과 덕행이 하늘을 찌르고

그런 만큼 초빙 받는 곳도 많지만

산문밖 출입을 자제하시던 방장스님이셨습니다.

당도하시자말자 쉬지도 않으시고

곧바로 대중들을 모아놓고 '좌선에 임하는 자세'부터

설하셨습니다.(내용은 본홈페이지 자유게시판 135번 참조)

다음날부터 40명이 넘는 수련생들을

한 사람당 하루 두 차례씩 일일이 개별지도(독참)하셨습니다.

그 사람의 근기에 맞게

자상하게  이르시는가 하면,

폭풍과 같은 힘으로 백척간두로 몰아치셨습니다.

혼신의 정열과 따뜻한 마음으로

몸을 아끼지 않고 수련생들을 지도하신 탓에

넷째 날에는 목이 쉬셨습니다.

하지만 쉬지 않고 개별지도를 하셨습니다.

이에 감복한 수련생들은

개별지도가 끝날 때까지 3시간 가까이

휴식 없이 좌선했습니다.

떠나는 날까지

대중과 함께 아침예불과 저녁예불을 하셨고

새벽과 저녁에는 직접 죽비를 들고 선방을 도시면서

수련생들의 자세를 바로 잡아주시며 지도하셨습니다.

이때 수련생들의 얼굴 표정을 보고

다음 개별지도 때

그 사람의 삼매 수준을 말씀하기도 하셨습니다.

방장스님은 수련원 전체에서

가장 늦게 주무셨고 가장 일찍 일어나셨습니다.

남몰래 손수 빨래하시다가 발각(?)된 일도 있었습니다.

방장스님의 처소는

수련원이 생긴 이래 가장 깨끗한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방장스님께서 손수 청소하셨기 때문입니다.

6박 7일을 방장스님과 함께 하면서

수련생들은 수행자가 걸어야 할 길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고 온 몸으로 느꼈습니다.

그리고, 수행을 계속하면 도달할 수 있는 경지와 희망을

직접 보게 되어 수행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장 원장님의 동경대학 동기이신

고지마 스님의 십우도 강의도 감명적이었습니다.

5일 동안 계속된 강의 때마다

사람들은 탄성을 발했고,

마지막 날에는 뜨거운 박수로 답했습니다.

2500여 년 전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가

한국의 남쪽 끝 외딴섬 오곡도에서 꽃을 피우기까지에는

방장스님 같은 분들의 힘차고 아름다운 노력 없이는

결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방장스님과 고지마 스님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6박 7일간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본홈페이지 <오곡도 갤러리>에 올렸습니다.

이번 수련회에 동참하면서 많은 사진을 제공해 주신

사진 작가 김민숙 선생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