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선방 수행기 낸 장휘옥,김사업씨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장휘옥 씨와 김사업 씨는 2002년 모든 것을  버리고 무작정 경남 통영에서 배로 20분쯤 들어가야 나오는 외딴 섬 오곡도로 떠났다.

    자신들을 얽매는 인연들에서 벗어나 그곳에 수련원을 지어 마음 편히 수행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장씨는 일본 도쿄대에서
인도철학ㆍ불교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동국대 교수로 있었고, 대기업에 다니다 사표를 내고 동국대 불교학과에 편입한 김씨는 일본 교토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동국대 교수로 재직했다.

    이들의 오곡도행은 멀쩡한 교수직을 버리고 떠나야 하는 `모험'이었던 것.
게다가 독신인 장 교수와 달리 김 교수는 노모와 가족의 경제적인 문제를 책임져야했다.

    약 다섯달 동안의 공사 끝에 수원련은
자리를 잡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욕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세계의 여러 명상 수행처를 방문, 그곳에 머물며 수행하고 싶었던
것.

    `길을 걷는 자, 너는 누구냐'(더북컴퍼니 펴냄)는 '선방에 바람난' 이들의 세계 유명 선방 수행기다. 이들은 3년
동안 일본 임제종의 참선수행도량 고가쿠지(向嶽寺), 미얀마의 위빠사나 수행처인 셰우민 센터, 틱낫한 스님의 플럼 빌리지, 유럽의 여러 선방 등을
돌며 수행을 체험했다. 이들의 수행 과정은 마치 무협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고가쿠지의 로하쓰
오젯신(臘八大攝心)이라는 집중수행 프로그램은 1년 중 가장 추위가 혹독한 양력 12월 1일부터 8일 새벽까지 진행된다. 수행 기간에  수면시간은
하루 약 1시간에 불과하고, 식사와 청소를 제외하고 매일 15시간씩 좌선한다.

    수행처에 온기라곤 전혀 없다. 땅바닥은 차디찬
기왓장이고, 스님들은 늘  맨발이며, 내의도 입지 않는다. 밤에는 창문을 꽁꽁 닫아도 실내 온도가 영하  4∼5도까지
떨어진다.

    김씨가 방장 스님에게 받은 화두는 `무(無)'자 화두. 우리 나라 고승 효봉 스님, 일본의 니시다 기타로 등
수많은 선승들이 참구했던 그 화두다. 선 수행자는  360개의 뼈마디와 8만4천 개의 털구멍을 총동원해 온몸과 마음을 의문덩어리로 뭉쳐
`무'라는 한 마디에 몰두해야 한다. 저자들은 매일 5차례씩 방장 스님을 만나 자신이 다다른 경지를 점검받아야 했다.

   
위빠사나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모기에게 물릴 때 물리는 과정과 자신의 마음에서 불편함이 일어나는 과정을 알아차리듯, 일상생활의 사소한 일
하나마저도 알아차리는 것이다. 셰우민센터는 다른 수행처보다 마음을 살펴보는 것에 더 중점을 둔다. 저자들은 매일 새벽 3시 30분부터 오후
10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자선과 행선을  중심으로 수행했다.

    유럽의 선방들을 다니면서는 구산 스님의 제자로 영국과
프랑스에서 한국  선을 지도하고 있는 마틴 배츨러ㆍ스티븐 배츨러 부부, 숭산 스님의  제자로  프랑스에서 선을 지도하고 있는 우봉 스님,
중관학(中觀學)의 세계적 거장인 스위스 로잔대학의 자크 메 교수 등 많은 수행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224쪽. 9천 원.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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