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수련회를 다녀온지 1주일이 지났습니다.
다양한 캐릭터의 2차 수련회 수련생들을 지도하시느라 원장님과 교수님 두분께서 탈진하시지나 않았는지 ( ^^ ), 태풍에 혹시 오곡도에 피해가 없었는지 궁금해서 매일 사이트를 들락 날락 하다가, 오늘에야 안부인사 여쭙습니다.


언제부터 인가 좌선을 통한 수행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런 저런 수련회 혹은 좌선모임을 통해 아주 기초적인 것을 듣고 실행했었지만 과연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습니다. 또 그런 의문이 있는 만큼 생활속에서 지속적으로 좌선을 한 다는 것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구요.

이번에 오곡도 수련원에서 1주간의 수련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좌선을 통한 수행을 지도하신다는 것을 알고 정말 궁금하기도 했고, 또 일견 과연 내가 그런걸 할 수 있는 사람일까 ? ... 하는 생각에 곧바로 신청할 생각을 못했습니다. 만약 원장님께서 용기를 주시지 않았다면, 소심한 제가 계속 갈등하고 있었을 겁니다. 다시한번, 원장님께 감사드린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불교에서의 수행이란, 특히 저와 같은 재가 불자들에게 있어서는, 생활 자체가 수행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마음을 닦아야 하는 것이겠지요. 사실 아직 마음속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지만, 정말 얼마나 빡빡한 생활을 해 왔던가를 새삼 느낍니다. 바쁘고 거친 것도 중독이 되는것인지, 그 전에는 제가 그렇게 여유없이 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틈도 없었는데, 회향하고 서울로 올라와 지난 일주일을 지내며, 생활속에서의 수행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도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는 그만 하고, 앞으로 어떻게 바쁜 하루 하루에서 균형있는 삶을 살아야 할지 궁리 중 입니다. 그리고 말씀하셨던 대로, 최소한 '하루에 한시간' 이라는 원칙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수련생들이 성급한 마음에 빨리 갈 수 있는 길을 찾느라 헤메고 있을때 수십년간 찾아온 길을 한번에 찾으려 하느냐며 원장님께서 웃으시며 하시던 말씀이 생각 납니다.
사실 오곡도 수련원은 두분께서 수년간, 사실은 그 전부터 차곡 차곡 준비해 왔던 곳이고, 두분의 땀과 정성이 곳곳에 베어있지 않은 곳이 없는데 ... 그곳에 있으면서 문득 문득 나는 이곳을 위해 한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너무 큰 복을 받고 있구나 ...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상 '왜', '왜냐하면' 이라는 것들이 동반되어야 속이 후련했던 저에게는 두분의 경험을 토대로한 실제적인 지도와 충고가 큰힘이 되었습니다. 한순간이라도 그저 마음을 놓고, 일체의 생각을 없애고, <무> 자 화두만을 들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보람있는 일 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그동안 제가 '나' 라는 것에 얼마나 매달려 왔던 가, 좋고 싫음을 편갈라 왔던가, 또 하찮아 보여도 모두 소중한 인연이었던 것을 왜 몰랐던가 ...... 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구요.


사실 이번 수련회를 떠나면서 나름대로는 비장한 (?) 마음을 품고 갔었는데, 일주일이 짧게 느껴질 만큼, 즐거운 시간 이었습니다.

특히, 매 끼니마다 정성스럽게 식사를 준비하신 공양주 보살님,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
매일 청량제 같은 웃음을 주시고, 어리버리한 다른 수련생들보다 바삐 움직이시며 주변정리를 하곤하시던 이정순, 이금순 보살님,
매번 순발력 있는 제안으로, 수련후 파도 삼매를 맛보게 해주신 미녀 삼총사 보살님들,
홀홀 단신 보살들 틈에서도 꿋꿋하게 끝까지 수련을 끝낸 이 거사님,
수업시간 낭랑한 목소리로 답을 해서 교수님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었던 최향란 보살님, ...
이번 수련회로 소중한 인연을 맺게 된것 같습니다.


그리고, 원장님과 교수님의 세심한 배려와 지도로 아무런 두려움이나 걱정 없이 수련회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두분의 큰 뜻을 잠시나마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었던 것이 저희 모두에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청정한 도량, 오곡도 수련원이 두분이 바라시는 대로, 그 모습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 믿습니다.

다음번 수련회 때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2차 수련생, 유정은 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