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농담을 들으면 금새 잊어버립니다. 이유는 뭐 머리가 안 좋아서 그럴 수도 있겠고, 다른 이유는 듣는 순간 너무 즐기다 보니 한바탕 웃음소리와 함께 기억에서 사라집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전하지 못하는 슬픔이 있어요. 근데 이 농담은 처음 듣는 순간부터 생생히 기억합니다. 아마도 서울에 계시는 분들은 아실 수도 있겠네요./

"세상에서 제일 재수없는 년들"
1. 10대 - 얼굴 예쁘고 공부 잘하는 년들./
2. 20대 – 성형수술했는데 전혀 흔적이 없는 년들./
3. 30대 - 20대에 욜나게 놀고도 시집 잘가는 년들./
4. 40대 - 골프 열심히 치러다녔는되도 아들 서울대 들어간 년들./
5. 50대 - 먹어도 먹어도 살 안찌는 년들./
6. 60대 - 남편 아직 살아있는 년들./
7. 70대 - 아직도 살아있는 년들./

시니컬하게 보면 전 엄청 "재수" 있읍니다. 자살을 선택하지 않는한, 워낙 장수하는 집안이라 아마도 마지막 재수 없는 년에는 포함될 듯 싶읍니다. ㅎㅎㅎ

근데 제가 만약 이 농담을 마치 내가 처음 말한다면, 이 한줄을 더 넣겠읍니다./
5.1 50대쯤 - 나라고 생각하는 그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이 있는 분들. /

맞읍니다. 제가 삶속에서 조금이나면 길러온 Power or Strength 입니다. 이 힘으로 어렵고, 힘들고, 외로웠던 시간들을 나름 잘 소화했읍니다. 뭐 그렇다고 눈물 코물 안흘렸다는 얘기는 아니구요 ........하지만 눈물 코물 흘리고 있는 그러고 있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읍니다. 내가 내가하고 있는 짓들, 생각들을 마치 남이 하는 것 처럼 주시하니 고통의 강도가 줄어들고, 그 감정에 아주 완전히 함몰되지는 않더라구요. 그러면 반대 상황이 와도 비슷하게 되겠지요. 즐기되 너무 좋아서 날뛰지는 않을듯 싶읍니다. 아직도 내 마음 완전히 깨치기에는 먼길을 가야겠지만 이렇게 한발 한발 걸어 가는 제 모습이 저에게는 대견스럽읍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