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부원장님, 이 곳에서 새해 인사를 먼저 올립니다.

오곡도에서 집중 수련을 마치고 돌아온지 겨우 하루가 지났는데 벌써 오래된 기억처럼 느껴집니다. 온통 얼어붙은 서울의 기온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호기심에, 막연한 기대감에, 단순 무식하게 시작한 이 긴 여행은
준비도 자격도 없는 제게 엄청난 경험을 안겨 주었습니다.

완전한 바보의 상태로 떨어져야만 비로소 배울 수 있는 새로운 언어와 몸짓.
앎 이전의 단계로 되돌려져야만 비로소 찾아지는 답.

부족하고 우둔한 제자를 끌고 가시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매번 일주일간의 여행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이끌어주시는 스승님.

어떻게 이런 귀하고 과분한 가르침을 아무 준비도 되지 않은 내가 이 자리에서 받을 수 있는가?
순간 끝도 없이 눈물만 흐릅니다.

은혜에 보답할 길은 아직 멀지만,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의 일상이 [단지 할 뿐]의 연속이 되도록,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더 성실하고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무엇보다 두 스승님의 건강을 기원드리면서 새해인사를 대신 드리려고 합니다.

원장님, 부원장님, 항상 건강하세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윤지영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