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가 12월 대미를 장식하는 수련회를 마치고 글을 올립니다.
감사하다는 말씀 밖에 더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원장님 부원장님 내내 청안청락하소서. 제자 해평윤가 삼가 옷깃을 여미고 합장인사 드립니다.


"누구는 까마귀 오자라 하고,
누구는 깨달을 오자라 하지만,
나는 까마귀든 깨달음이든 상관없다네.

다만 내게는 통곡할 곡자만 남아있으니
거꾸로 가서 비로소 그 앞이 다섯 오자라 해야 할 것이겠지.

불조의 가르침이 이어져 여기
손에 잡힐듯 눈 앞에 있다는 은혜로움에 크게 울고
수레의 낡은 가죽끈처럼 헤진 육신으로
길위의 한걸음을 멈추지 않으셨던
붓다의 간절한 마음 알고 또 한번 눈물 흘리네.

퇴로를 끊는다는 사람 많았지만,
도를 위하여 그리했다는 참다운 용사가 있었는 줄 알고
다시 자탄의 눈물을 흘리고,

먼 옛날 누군가 깜깜한 밤에
길상초 깔고 보리수 아래 앉았을 때의 마음을
가만히 엿보기만 하였어도 눈물이 나네.

이제 마지막 한번의 호곡(號哭)은 일러주지 않을 것이니
내가 모르는 일을 어찌 속여 말할 수 있을까.

다만 오곡도의 솔개와 부엉이만은 분명코 알줄 짐작하였건만
후일을 기약한다는 것이 이토록 허망한 줄을
바다 위에서 섬을 잊고서야 겨우 알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