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원을 다녀온 지 어느새 2주가 넘었습니다. 후기를 써야지.. 써야지.. 몇번이나 마음을 먹었으나 지금까지 미뤄왔네요. 실천한다는 것 참으로 쉽지가 않습니다.

이번 일주일동안 오곡도에 머물며 집중수련을 했던 경험은 저에게 아주 각별합니다. 제가 언제 한번 휴대폰 없이, 지난 일 그리고 앞으로의 일을 내려놓고 지내보겠습니까. 그것도 일주일동안 말이죠. 정말 좋은 환경에서 힐링을 제대로 했습니다. 아마 오곡도에서 이렇게 평생 지내면 한 200세까지는 살 것 같습니다. (약간 오바인가요.. ^^;;)

처음 좌선수행을 할 때가 생각납니다. 원장님께서는 처음이 중요하다고 하시며 다리가 불편하고 아프더라도 절대 바꾸지 말라고 했었으나 처음부터 다리를 바꾸면서 엄살을 부렸고 다리에 피가 안통해서 나중에 절단해야 되는 건 아닌가 하는 과대염려도 했었습니다. 수행을 계속 하면서 이러한 잡념들은 저로 하여금 두려운 마음을 들게 하였습니다. 허나 까짓것 다리를 하나 내놓겠다는 생각을 하고 좌선을 하니 자세를 바꾸지 않고도 할 수가 있었습니다. 바로 굳은 결의가 큰 도움이 되었었습니다. 결국 내 마음가짐이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몸으로 직접 배운 것이죠.

저는 집중수련을 모두 마치고 이곳에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주 대단한 것을 배운것은 아니지만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 그리고 이미 우리가 알고 있었으나 살면서 잊고 있었던 것들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모두들 알지만 잘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인 듯 합니다. 그것을 수행을 통해 극복해 나가는 것이 아닌가 싶고요. 앞으로 평생을 수행자의 마음과 자세로 살아가겠습니다. 이번 오곡도에서 함께한 모든 인연에 감사드리며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