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참선을 해 봤다고 생각하고 

의기양양하게 시작한 오곡도에서의 수련은 

예상과는 달리 고전을 면치 못했다. 

돌아와서 드는 생각이 간화선이 참 어렵구나 하면서 

이렇게 어려워서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는 회의가 살짝 들었다.

그런데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면서 

내 마음이 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청소나 공부 같은 자기 할 일을 정확하게 하도록 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죽비로 손바닥을 때렸다. 

아이들은 엄마가 변했다고 하면서도 

스스로 약속한 것이라 반항하지 않고 

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그 다음부터다. 

직장에서 매우 기분 나쁜 일이 있었는데 

내 마음이 그다지 동요되지 않고 미움이나 원망도 일어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마음은 편안해지고 따뜻해지고 자비로워져감을 느낀다.

이런 내 마음의 변화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내 마음 속에 두려움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자리에 자유로움이 있었고 편안함과 따뜻함이 있었다.

아, 나도 모르게 감탄을 하게 된다. 

그토록 어렵기만 했던 간화선이 

나에게 이렇게 큰 변화를 줄 수 있는가? 

화두를 뚫던 뚫지 못하던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화두에 집중하고 있던 그 시간, 

내 마음 속에 업장이 소멸되고 변화가 일어났었던 것 같다. 

지금 이순간 참 행복하다.

 스승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