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곡도에서 인연맺은 여러분들~. 

요즘은 30대에 접어들어도 많은 사람들이 오춘기, 육춘기까지 겪고 있는 시대랍니다. 

(제가 통감하는 바이죠..ㅎ)

오춘기도 겪어내고, 저는 배낭을 메고 어디든지 떠날 수 있는 방랑자라 생각하고 있지만,

버리지 못하는 것들도 있고 제 발목을 붙잡아 매어두는 것들도 있습니다.

아직도 미래에 대한 불안이 많을 시기라 불안에 잠도 못 이루기도 하구요, 

또 반면에는 쓸데없는 감정에 휘말려 속태우지 않는 어엿한 나이이기도 하구요. 

이렇게 오곡도에는 배낭 하나 메고 훌쩍 떠난다는 생각으로 갔었는데,

제가 짐이 젤 커서 '아차' 싶었답니다; 방랑자는 커녕 기내용 트렁크를 가지고 갔으니. 

네~ 아직 버리지 못하는게 많아요... ㅜ.ㅜ

저는 일주일동안 조용히 잘 앉아있을 줄 알았는데, 가장 표나게 잠시도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던 게 저더라구요. ㅜ.ㅜ... 하지만 전 자연과 함께 고요하게 앉아있을 수 있고 배울 수 있었던 그 일주일을 사랑합니다. 간화선 수행을 원장님과 부원장님 지도 하에 제대로 배우며 해본 바, 위빠사나 중심으로 참선을 조금씩 해왔던 저는 독참을 통하여 결국 위빠사나 참선 방식을 놓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화두를 아직 제것으로 만들지는 못했으나 그 과정조차도 저에게 수행이 되었음을 오곡도에서 나온 최근 일주일간 실감하고 있습니다. 원장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어떤 일에도 거리낌이 없어짐을 느꼈고, 거리낌이 없어지니 "나" 위주로 생각하느라 놓쳤던 것들과 상대방의 입장에서 볼 수 있는 통찰력 같은 게 생김을 느꼈습니다. 

길을 가는 한 걸음 한 걸음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 인생을 바르게 사는 것인지 고뇌합니다.

수행은 제 안에 그것을 가늠하는 척도기를 굳세게 만들어 줍니다.

언젠가는 완고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척도에 따라 결정을 내리면 남 눈치도 볼 것 없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제 할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후회하지 않는 자기 자신에게도 당당하고 떳떳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올바른 가이드라인으로 이끌어 주시는 원장님, 부원장님께 한없는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