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집중수련 동안 수련생을 지도하시느라 쌓이신 피로와  

원장님 건강은 좀 나아지셨는지 걱정이 됩니다. 

 

편치 않은 몸으로 저희들을 한 치 흐트러짐 없이  

꼿꼿하게 지도해주셔서 감사의 합장 일 배를 드립니다.  

 

섬을 떠나온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오곡도 피안에서의 하루하루 생활이 생생하게 남아

아직도 마음은 그곳에 머물고 있습니다. 

 

원장님, 교수님의 간절하고 자비로운 가르침으로 

이번 집중수련을 통해

타성에 빠져 진전이 없던 좌선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꼭지를 따 주신 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 가르침의 은혜를 갚을 수 있도록  

제 스스로 이번 좌선이 최후의 좌선이라는 각오로

“무”를 놓지 않는

철저한 좌선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좌선 중에 일어난 새로운 변화는  

그렇게 거슬리든 무릎, 허리 통증이

그곳에서는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만,

아파도 참아내면 나중에 괜찮아 진다는 말씀대로

신기하게도 지금은 좌선하는 동안 통증이 사라져

기쁨이 큽니다.

또 잡념과 졸음이 침범하는 것을 알아차려 문단속도 제법 됩니다. 

 

마지막으로 수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과분하게 나이를 배려하려

불편이 없도록 해주신 데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까마귀가 허공에 흔적을 남기려 소리를 내는 것과 같이, 

쓸데없는 일로 갈팡질팡 헤매는 중생들입니다.

바른길로 들어서지 못해 시간을 낭비하는 중생들을 위해

부디 건강하시길 부처님의 대자대비의 자비심에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2015년 1월 김기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