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교보문고에 가서 책을 사고는..
집에 돌아와 읽었습니다.

숨도 쉬지 않고(^^* 거짓말이지만)..
그냥 읽었습니다.
두 분 교수님의 수행의 길이 그 안에 보였습니다.

아직 캄캄한 무명의 틀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혼자 신음하듯 끙끙대며
한 물건과 씨름도 하고..
레스링도 하고..
격투기도 하고..
그러다가 팽개치듯 벌렁 드러눕기도 하면서..
늘 변함없는 중생임을 확인만 하는 자신이..
참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며칠 전..
어느 사찰에서 만난 분이,
이런저런 수행의 이야기 끝에..
느닷없이 내게 물었습니다.
'見處가 어디냐'고..
그래서 이렇게 말했지요.
'본시 눈이 없는데 보이는 곳도 없습니다.' 하고..
말 같지 않음을 알고 한 말이지만..
그것은 지금의 무명껍질을 깨지 못하는
답답한 내 심정의 변명이고 자위였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핑계이지만..
벗어나지 못하는 고리의 든든함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아니..
그것 보다는 고리를 끊는 용기없는 마음을 확인한 것이지요.

비어 있어 풍요한 삶을..
혼자 있어 외롭지 않음을..
그저 구경만 하지만..
그렇게라도 대자유의 길을 가는 모습 보여주는 것만 해도..
두 분 교수님께 감사합니다.

이 책이 내게 다시 한 번 용기를 주기에..
걷는 속도가 느리고 가는 길이 좁지만..
멈추지는 않겠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길을 걷는 자, 너는 누구냐?"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합니다.
"..........."

길을 걷지만,
그 길 위에 선 내가 누군지..
아직 나는 답을 못합니다.

두 분 교수님께 출판의 축하를 드립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무량한 공덕이 오곡도에 넘치기를..

건안하십시오.

이치호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