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 법우님 글에 저도 많이 공감(共感)합니다.

고향같은곳, 마음으로 늘 그리워하며 하루에도 몇번이고 다녀 온답니다.

참,많이도 달라졌지요, 원장님,교수님 이하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공양간이 새로 태어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봅니다.
6월 주말 수련회때 만날수 있겠네요,더워지는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수행정진 잘 하시길 두손모웁니다. 감사합니다.

---------- 유정은 님이 작성한 원본 ----------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고속버스를 타고 태어나 처음으로 척포라는 곳을 향해 떠났던 지난해 5월 22일 토요일 아침.
같이 가는 친구와 오랜만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느라 그다지 멀게 느껴지지 않았고,
통영으로 들어가는 길이 마치 유럽의 어떤 바다 마을 사진과 닮아 와 ~ ! ... 했었습니다.

그곳으로 부터 구불 구불한 해안도로와 산길을 따라가던 차가 멈추고 척포항에 내려
우리를 오곡도로 데려갈 배를 기다리며, 말씀으로만 듣던 오곡도 수련원이 어떤 곳일까
새삼 더 궁금해 졌구요. 배에서 내려 약간 어찔한 채 벼랑길을 따라 갈 때는
( 지난 10월 이후 선착장이 제대로 만들어져 지금은 그 모습만 남아있지요. )
이런 험난한 길이 계속되는 걸까 라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자갈길을 지나 다시 가파른 계단을
올라갈 땐 왠지 모르게 마음이 급해져 한걸음에 올라갔습니다.
그리곤 또 한번 아 ~ ! ...

오곡도 수련원에 이미 오셨던 분들은 제가 아무 말 하지 않아도 그 다음에 어떤 말들이 이어져야
하는지 아실 겁니다. 그리고, 말로는 아무것도 이야기 할 수 없음도.



그렇게 오곡도 수련원을 알게 된 ( 물론 그 전에 원장님과 김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며 꼭 가보고 싶다는 마음을 먹긴 했습니다만 ... ) 그 날 이후 1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지난 여름 수련회를 마치고 난 후에는 틈날 때 마다 이곳에 옵니다.


처음에는 가고 싶어하고 그리워 하는 마음 자체가 '착' 이 아닌가 해서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가고 싶으면 가자 ! 라고 맘먹고 나니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막연히 그리워 했던 '고향' 이 생긴 것이지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왠지 서울은 고향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우습게도 마치 실향민 같다는 생각을 한적도 있었구요.
이젠 저도 명절 때 마다 내려 갈 수 있는 '고향' 이 있어서 무엇보다 기쁩니다.
고향 땅을 밟고 싶고, 그곳을 그리워 하는 마음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 이므로
틈만 나면 이곳에 오고 싶어하는 마음이 든다해도 걱정할 필요 없는 것이구요.


지난 해 수첩에서 오곡도 처음 왔던 날이 표시된 것을 보고 잠시 감상에 젖어 이렇게 장황하게 이야기 했습니다.
이 곳과 인연을 맺은 모든 분들 한분 한분에게도 개인적으로 특별할 수 밖에 없는 사연이
있으시겠지요.
처음의 그 소중함 그대로, 지켜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수련생 유정은 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