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에서 4차까지

모든 참가자 여러분들이 진지하셨습니다.

6박 7일 내내 평소의 줄담배를 끊은 분도 계셨고,

복용해야만 하는 약을 끊은 분도 계셨습니다.

처음 3-4일은 힘들어했지만,

그후로는 얼굴 표정부터 편안해지더니

넉넉한 웃음이 비치기 시작했습니다.

좌선을 통해 평정심을 유지하니

장시간의 좌선에도 다리의 통증은 사라졌고

열어놓은 창으로 바람이 불어오듯

견처(見處)들이 나타났습니다.

나는 사라지고 화두만 성성한,

온천지가 백설로 하얗게 뒤덮힌

눈 내린 달밤의 고요함은

누구나 체험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온 몸을 타고 내리는 전율과

몸이 없어진 듯한 느낌,

생전 처음 보는 이미지들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이 모든 것을 마경(魔境)으로 알아 곧 내려놓고

화두로 되돌아간 분도 많았습니다.

제6일째에 있었던 2시간의 울력 때는

일과 하나되고, 도반들과 화합하게 되면

일이 이렇게 재밌고 즐거운 것임을

스스로 알게 되었습니다.

휴식 시간 틈틈이

경내를 쓸고 닦고

화장실 청소를 하고

소변통을 거름장에 붓고

좌복을 햇볕에 함께 말렸던 여러분,

좌선 시간 때는

진주보다 영롱한 땀방울을 흘리면서

진리와 하나되고자 했던 여러분이

오곡도 수련원의 주인이요,

수련원을 지키는 신장입니다.

두 손 모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옛부터 오곡도 마을 사람들 사이에 전해오길,

문필봉 격인 소지도를 먼 발치에 두고 있는

오곡도 수련원은

언젠가는 큰 인물이 날 곳이라고 합니다.

그 주인공이 될 분들이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하루 1시간 이상은 좌선을 지속하여

소지도의 기다림을 실망시키지 마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1차부터 4차까지 공양간 일을 자원봉사로 교대로 맡아주시며

몸으로 불법을 설하셨던

이름다운 마음의 소유자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