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오직 화두만을 드는데

진한 눈물은 왜 이리 빰을 타고 흘러내립니까?

또 그 눈물을 흘리고 나니

이토록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새벽까지 인터넷에 매달렸을 때의

몽롱함과 어지러움이 말끔히 걷히고

정신이 시릴 정도로 맑아지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이틀째까지 도망치고 싶었던 마음을 달래며

6박 7일을 마치고 나니

여기가 바로 극락이라는 확신이 섭니다.

무엇 때문입니까?

위의 질문들은

3차, 4차 수련회 마지막 날 총평 때에

쏟아져나왔던 고백들을 의문형으로 바꾼 것들입니다.

거미줄처럼 얽혀 있던 생각의 잔재들이

흐물어져 내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접하게 된 결과,

위와 같은 일들이 일어났겠지요.

그러나 이러한 일들에 마음을 두고

또 한번 더 체험하기를 바란다거나

즐기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면 수행은 끝입니다.

"석가모니도 아직 수행 중이고

달마대사도 좌선 중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선(禪)수행에는 시작도 끝도 없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청원 유신(靑原惟信) 스님이 30년 수행 끝에

경지에 이르렀다는 사실도

상기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봄이 오면

봄바람은 붑니다.

일주일 동안 수행하신 모습들을

<오곡도 갤러리>에 올렸습니다.

3차 수련회 사진은

이때 참가하신 사진작가 김민숙 선생님이

제공하신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수련원을 떠나던 날,

수행의 불씨를 지키기를 서원하며

부처님 전에

두 손 모아 깊은 합장을 올렸던

수행자들을 저희들은 잊지 않습니다.

삶이 수행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평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