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다 후기를 올리는 게 맞나요? ㅎㅎ

여튼 총평 때, 돌아가게 되면 후기 올리라는 말씀에 몇 자 적습니다.

총평 때 하지 못한  얘기도 하고.. 
출가의 이유를 물으셨죠?

길어질 듯한 느낌이 드네요.

출가하기 오래 전 꿈을 꾼 적이 있습니다.

피가 목까지 차오르는 걸 느낍니다.
숨이 막혀 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숨이 멎습니다.
그때 튀어 나온 말은 "살려주세요" 가 아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였습니다.

숨이 멎었다고 느꼈을 때 나온 말은, 살려달라는 게 아니고 차라리 "감사합니다" 였습니다.

그렇게 삶의 허망함 속에서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결국은 모든 것이 출가의 인연이 됐지만요.

그후로도 많은 방황..
그리고 어느 시점이 됐을 때,
출가를 결정하고, 가고 싶었던 인도의 한 아쉬람에 웃으면서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1년 정도의 행자생활 후..
사미니계를 받을 때 썼던 발원문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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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의불. 귀의법. 귀의승

이 몸 받은 연고로,
삶 속에서 수없이 휘둘리며 넘어진 것은 저의 어리석음 때문이지,
세상의 장애로 인함이 아니며,

한 생각 일으켜 반연 짓고, 고통받음은 저의 어리석음으로 인함이지,
세상의 허물이 아닙니다.

나를 넘어지게 했던 모든 것들, 나를 울게 했던 모든 것들,
나를 다시 일어서게 했던 모든 것들, 나를 다시 웃게 했던 모든 것들에 감사합니다...

나를 넘어지게 했던 그 모든 스승들이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서지 못했으리라.
다만 그 모든 것들이 나를 이자리에 오게 하기 위한 이정표였으며, 지름길이었으리라.

세상에 "이사람 아니면 안돼" 하는 사람도 없으며, "이것 아니면 안돼" 하는 것도 없습니다.
다만 출가자의 마음으로 이 자리에 머뭅니다..

그리고 발원합니다.
금생에 좁쌀만한 깨달음의 종자라도 얻어 간다면,
다음생에는 다시는 울지 않게 하소서..

아니 또 다시 넘어져 울게 되더라도, 내가 흘린 한방울의 눈물조차도 연극임을 곧 깨닫게 하소서.

다만 법 法의 진리 안에 허공무 虛空舞 를 즐기는 해맑은 동자승이게 하소서.

그 춤이 설사 넘어져 울게 되는 것이라 하더라도,  

어느 장소, 어느 때이든, 저로 인해 한 사람이라도 더 행복하며, 한번 더 웃게 하소서.
또한 그들로 인하여 제가 아침이면 눈을 떠야할 이유가 됨을 감사하게 하시고,

그 은혜를 갚게 하소서.

마하반야바라밀
마하반야바라밀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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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걸어온 길의 일부입니다.
이제 "오곡도"도 그 길 위의 한 이정표로 들어가 있네요.. ㅎㅎㅎ

오곡도는 제게는 시간이 멈춰버린 곳 같았습니다.
독참의 count만이 시간이 지나간다는 유일한 증거가 되더군요.

강렬한 빛으로 환한 수평선..
그 위에 떠오르는 태양...

눈이 시릴 만큼 밝은 빛과 환희로움에 눈시울이 젖어옵니다..

그리고 죽비 三聲...

참 평화로운 곳입니다..

원장님~~   한 번 안아드리고 왔었어야 하는 데.. 하하..
저보다 키가 크셔서.... ^^;

저희 스님이 절 항상 안아 주시거든요.. 하하.. ^------^

원장님.. 부원장님.. 그리고 함께하신 분들.. 감사합니다.
항상 평안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玄見 合掌